영화 '검은 사제들' 악마의 이름과 장엄 구마예식

  

최근 개봉된 영화 검은 사제들은 헐리우드 영역에서나 다룰 법한 악령퇴치, 즉 한국영화로서는 매우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인 엑소시즘을 다룬 첫번째 영화이면서도 이질적, 모방적 느낌을 받지 않을 만큼 상당한 노력이 가미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은 로마 가톨릭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 장엄 구마예식을 할 수 있는 김신부(김윤석)와 신학생 최부제(강동원)이 악령을 붙들고 코마 상태에 빠진 부마자 영신(박소담)의 몸에서 악마를 퇴치하는 줄거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 중에서 '가톨릭의 장엄 구마예식과 이 의식을 진행하는 가운데 악마의 이름을 노출시캬야 하는 이유, 그리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악령의 실체는 무엇인지?'가 바로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 장엄 구마예식

  

구마예식은 교회법 제1172조에 따라 준성사에 해당하는 이 퇴마의식을 위해 특별히 선별되어 교육받은 성직자나 고위 성직자에 의해서만 집전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장애와 구분하기 위해 세밀한 의학적 검사가 선행되어야 하고 주교의 서면 허가가 있어야만 집전될 수 있습니다.

 

이는 미신 행위와 신앙을 구별하고, 주술(설령 백마술이라 할지라도)과 합법적인 종교 예식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마 사제와 이를 보조하는 보조 사제 (이 영화에서는 여러 보조 사제들이 떠나버리고 적임자를 구할 수 없게 되자, 나중에는 부제인 최부제가 보조 사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으로 설정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 이상이 이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의사나 가족이 참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구마의식이 시작되면 반드시 악마가 물러날 때까지 멈추어서는 안 되며, 처음부터 성공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이 퇴마의식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부마자는 일종의 해방감과 더불어 마치 다시 태어난듯한 기분과 악령이 빙의되기 전의 몸 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악마의 이름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악마의 이름은 바로 '마르바스'입니다.

마르바스는 솔로몬 왕이 썼다고 전해지는 '레메게톤'이란 마법서에 나오는 72 악마 중에서 5번째 서열에 위치한 사자 형상의 악마입니다.

  

기계(奇計)에 능하며 질병과 관련된 악령이기도 하며 뱀, 벌레, 쥐, 거미 등.. 여러 사령들을 거느리고 있어서 영화 중에도 이런 짐승들이 등장하며, 영신이 구마의식 중에 몸에서 토해낸 것 역시 이 마르바스의 사령들 중 하나인 뱀이었습니다.

  

 

악마의 이름이 중요한 것은 퇴마의식 중에 악마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실토하도록 해야 부마자 몸에서 빠져나오게 되고 이 악령을 미리 준비한 숙주(돼지) 몸속에 가둔 뒤 물속에 빠뜨려 격리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배경 : 마르코(마가) 복음 5장 1절 13절

  

극중에서 최부제가 김신부의 구마의식 장면을 몰래 캠코더로 녹화를 하려 하자 이 악령이 반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설정되었듯이..

이처럼 악마가 자신의 존재를 인간에게 들키는 것을 극도로 피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의 존재가 들키는 순간, 인간들은 신의 존재를 확실히 믿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기타.. 영화 '검은 사제들' 관람 포인트

  

- 바흐의 칸타타 140번 "잠자는 자들아 눈 뜨고 깨어 있으라" : 퇴마의식 전 나오는 음악

- 한국어, 영어, 라틴어로 진행되는 성 미카엘 기도문

- 성 프란시스코 퇴마의 종

  

 

- 종교의 편견을 버리는 토속 무속 신앙의 등장

- 휘황찬란한 명동의 번화가와 어두운 뒷골목의 대비 : 빛과 어둠.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점

- 그리고 희생과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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