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한산으로 이어진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장군의 3 대첩 3부작 시리즈가 최종作인 '노량-죽음의 바다'를 마지막으로 마침내 그 10여 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합니다.
이미 노량해전의 티저+론칭 예고편이 공개된 상태이며, 드디어 올 12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부연 설명 자체가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역사적 사실을 통해 이순신 장군에 대한 감동적인 일대기와 그가 이루어낸 장엄한 승전 기록에 대해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필자는 오직 이 영화 '노량'에만 초점을 맞춰 다음과 같은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이 영화를 꼭 봐야만 하는가?'
노량해전이 특별했던 이유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는 역사적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거대하고 장엄한 서사시와도 같습니다.
노량해전은 7년 전쟁 종결 시점의 마지막 해전이며, 장군 생애의 마지막 전투였다는 점 외에도 마치 메타포와도 같은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실들이 있습니다.
- 조선 수군, 왜군, 명군이 모두 참여한, 현대 이전 동아시아를 초월한 세계 해전사 최대 규모이자 최후의 해상 전투였다.
-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다면 안 해도 되는 싸움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만약 마음껏 조선을 유린했던 왜군을 별다른 피해도 없이 곱게 도망가도록 놔두었다면, 이 임진왜란 7년 전쟁에서 진정한 의미로 승전했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 일본의 함선만 500여 척에 달하여 총 1,000여 척의 함대(조명 연합 함대 약 360여 척)가 치열하게 싸웠다. 세계 해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大戰이었다. 왜적들은 이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의 함대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바로 죽음이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죽기 아니면 살기로 덤볐다. 한 마디로 말해서 왜놈들은 죽음의 궁지에 몰린 이판사판의 짐승이었다. 고립된 상태에서 생존이 걸렸으므로 왜놈들 역시 겁대가리 없이 대들었다는 의미이다.
- 이순신 장군은 막다른 곳에 몰린 이런 놈들을 수적 열세임에도 틀어막고 모조리 척살하고자 했다. 왜놈들의 생존 의지보다 더욱 결연한 의지로 맞선 것이다.
- 그래서 노량해전은 가장 이순신 장군답지 않은 전투이기도 하다. 일정 거리를 유지하여 함대함 포격으로 적함을 수장시켰던 기존의 전술을 버리고, '야간 + 치열한 근접전'을 마다하지 않았던 마지막 전투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왜적들을 단 한 놈도 살려두지 않겠다는 결의가 왜놈들의 필사적인 생존 의지마저 억누를 정도로 조선 수군의 전투 의지와 사기는 매우 결연했다.
- 조선 수군은 한 마디로 모두 '우리가 왜 싸워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었던 만큼 가장 긴 시간 치열한 야간 근접 해상 전투를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사상자도 많았다. 왜놈들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조선 수군도 승전한 해전 중에서는 노량해전에서 가장 많은 전사자가 나왔으며(유일하게 패했던 원균의 칠천량 해전 제외), 명군 역시 부제독 등자룡이 전사하는 등 명나라 수군의 사상자도 많았던 전투였다.
- 명 수군 제독 진린은 고니시에게 받은 뇌물도 있고, 단지 지원군의 입지에서 굳이 철수하는 적을 차단하여 쓸데없는 희생을 치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이 전투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는 자신의 전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보다는 평소 '이순신'의 인물됨에 크게 감복한 경외심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 실제로 이순신 장군의 전사 소식을 접하고 진린은 크게 통곡했다고 역사가 전하고 있다. 진린은 명 황제에게도 이순신에 대한 공적을 주청 하기도 했고, 재수 없는 선조가 전후 이순신을 정치적으로 숙청할 것이란 것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순신에게 추후 명나라로 함께 갈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 미래 세대를 위해 기존 세대가 희생을 무릅쓴 장렬한 해전이었다.
- 진정한 군인 정신과 군대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노량-죽음의 바다, 우리가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그러면 이제부터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하고자 합니다.
그전에 먼저 다음과 같은 전제를 토대로 필자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란 점을 밝혀둡니다.
- 단순한 국뽕 때문이 아니다.
- 때로는 흥행성, 오락적, 작품 평론 요소만 따질 수 없는 작품들도 있다.
사실에 입각한 적당한 국뽕은 저도 좋아합니다. 필요할 때도 있고요.
그러나 가짜 국뽕, 돈벌이 국뽕, 지나친 국뽕은 오히려 우리의 현실을 왜곡하고 발전을 저해하며, 어그로가 판을 치기 때문에 국뽕 콘텐츠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량을 국뽕 때문에 봐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영화팬들의 수준은 매우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재미와 흥행 요소를 초월하는 작품성이나 시대정신, 집단지성, 역사의식 등을 위해 꼭 봐야 하는 작품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대정신과 집단지성의 결정체였던 '1987'이란 작품이 바로 그러합니다.
'노량-죽음의 바다' 역시..
- 절박한 상황에서도 빛났던 이순신 장군의 솔선수범의 리더십과 희생적인 국가관,
- 그리고 나라, 백성, 병사들을 긍휼히 여겼던 마음, 의로운 명분과 결연한 자세 등.. (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가?)
이러한 결연하고도 절실한 요소들로 인해,,
이 작품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돌아가고 있는 사회 전반의 참담한 현실을 놓고 봤을 때 반드시 봐야 할 필요가 있는 영화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 사회 돌아가는 꼴을 보면 여러 가지 현실 문제뿐만 아니라 K-콘텐츠 문화까지 위축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지금까지 이루어 놓았던 결실들로 여전히 해외에서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한류 콘텐츠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가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 갈수록 노골화되는 넷플릭스 등과 같은 OTT 서비스 플랫폼들의 한류 콘텐츠 견제
- 중국, 대만 등, 다른 나라에서 K-POP과 같은 한류 콘텐츠와 음원들을 도용한 뒤 유튜브에 저작권을 자신들 것으로 바꿔 표시하는 등의 원작 소스 및 수익 가로채기와 같은 도둑질까지 무차별적으로 자행하고 있는 등..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악재와 불안한 기반으로 한류 콘텐츠는 현재 안팎으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보완하여 포스팅하겠습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단순한 재미와 흥행성을 배제하고서라도 '노량'을 봐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프리퀄인 '명량'과 '한산'이 이미 작품성도 인정받았고,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인 데다, '노량'이 이러한 검증된 시리즈의 완결판이라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노량-죽음의 바다'를 추천하는 이유들을 다음과 같이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사회 현실적 요인
- 독립운동 역사까지 왜곡하는 현실
- 친일매국 세력들의 발호
- 일본의 오염수 방류, 정도를 더해가고 있는 독도에 대한 도발, 역사 왜곡 등
- 난무하는 가짜 어그로 국뽕 콘텐츠
한류 콘텐츠의 위기
-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 산업 위축 (가격 인상만이 이유가 아님)
-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로 인해 오프라인 콘텐츠 시장의 위축
-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 플랫폼에서의 K-콘텐츠 토사구팽
- 중국, 대만, 일본, 동남아 등.. 무차별적인 한류 콘텐츠 무단 도용 (이것도 모자라서 유튜브에 저작권자를 자신들의 것으로 표기)
- 이 밖의 내·외부적인 여러 현실적 요인들로 인해 가시화되기 시작한 K-콘텐츠 위축 현상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감
-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각 등장인물들의 싱크로율에 대한 기대
- 명량과 한산에서 축척된 모든 노하우를 결집한 작품(김한민 감독의 말)
- 100분이 넘는 장대한 야간 해상 전투씬 ☜ 대형 스크린과 음향으로 들어야 영상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음
- 명량과 한산에서 이미 검증된 연출력과 구성, 그리고 장쾌한 전투씬
- 작품마다 새로운 각도로 조명되어 온 이순신 장군의 이미지 ☜ 노량에서는 어떤 이순신 장군의 모습일까?
- 7년 전쟁에서 가장 치열했던 해상 전투 장면의 묘사
- 명나라 수군까지 가세한 전투. 명군과 조선군, 그리고 왜장들 간의 간의 '갈등- 공조- 결말'의 스토리 역시 서브 관람 포인트
- 영화가 끝나고 긴 엔딩크레디트 직후에 나오는 에필로그 쿠키 영상은 영화 엔딩부에 계속 울려 퍼지던 대장선의 북소리와 함께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간접적으로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가 있음
막상 글을 쓰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들로 살짝 격앙되는 마음이 일기도 합니다.
지금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국내외 경제 분야, 사회의식 분야, 민주주의의 근간뿐만 아니라 민족의 역사의식까지 송두리째 후퇴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이러한 시기에 확증편향에 치우친 불량 유튜브 채널, 기성 언론들의 장난질, 그리고 자신의 이익 팔이를 위한 가짜 국뽕 콘텐츠에 매몰되면 안 됩니다.
이것은 그저 현실 도피의 문제를 떠나 심각한 확증편향과 올바른 사고의 왜곡을 가져오고, 부당한 어그로 수단으로 돈벌이를 하는 비정상적 분위기를 조장해 주며, 결과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쇠퇴, 왜곡되고 부정적인 사회 분위기만을 조성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처럼 어려운 현실 속에서,
국난의 위기와 모진 핍박 속에서도 희생적이고도 진정한 리더십으로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숭고함으로 기록한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시 소환하는 이유는,,
현재 깊은 상실감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언제나 진정한 의미에서 다시 일어서야 하는 새로운 의지와 위안, 그리고 개돼지 상태를 벗어나야 하는 진정한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선사하는 정신적 위로와 최근 상처받은 역사적 상실감을 치유하는 힐링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한민 감독 역시 제작 보고회에서 다음과 같은 소회를 밝혔습니다.
'노량'이라는 영화가 관객들에게..
정말 진정으로 큰 위로와 용기와 위안이 되는 그런 작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에필로그]
얼마 전, 국내 일부 세력들이,,
광화문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을 두고 봉건시대 인물보다 이승만과 백선엽 같은 6.25 유공자(?) 동상을 세우자는 주장을 했던 것(현대사 인물을 세우자는 것은 핑계일 뿐, 독재자와 친일 세력 인물을 세우려는 시도)과
부산시가 용두산 공원 에스컬레이터 앞 바닥에 이순신 장군 모습의 타일을 깔아 일본인들도 밟고 지나가게 만든 것들이 보도되어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더구나 국내 일부 세력들이 - 마치 중국 공산당 모택동의 '문화대혁명'과 유사한 사고방식(자신들의 치부를 숨기고 권력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으로 - 1948년 이전의 우리 역사를 부정하는 듯한 움직임을 조직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것은 정말 통탄할 일입니다.
이밖에도 현재 우리 사회의 참담한 모습들을 보면, 아직도 不義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사고와 올바른 역사관을 지닌 한국인이라면 '1987', '택시운전사', '변호인', '서울의 봄', '노량'은 꼭 봐야 할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런 영화들로부터 깨달은 역사적 진실과 벅찬 감동은 지금 우리의 현실 속에서 시대정신과 집단지성의 행동으로 거듭나 다시 이어져야만 합니다. 온전한 생존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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